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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피터팬 아빠’ 전경철 작가 별세…아들에게 남긴 마지막 사랑

by 헤아 2026. 9. 8.

‘유퀴즈 피터팬 아빠’ 전경철 작가 별세…아들에게 남긴 마지막 사랑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중증자폐 아들과 함께한 27년의 이야기를 전했던 전경철 작가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발달장애지원전문가포럼 정유진 대표는 6일 SNS를 통해 전경철 작가의 별세 소식을 전했습니다. 전 작가는 지난 5일 오후 7시 56분, 향년 60세로 별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불과 얼마 전 방송을 통해 아들을 향한 애틋한 마음과 성인 발달장애인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전했던 만큼, 그의 별세 소식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과 애도를 보내고 있습니다.

‘피터팬 아빠’로 알려진 전경철 작가

전경철 작가는 중증자폐 아들을 오랜 시간 돌봐온 아버지이자 작가였습니다.

그는 아들을 동화 속 피터팬에 빗대어 부르곤 했습니다.

“아이가 세상의 아픔을 모르고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아들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돌봄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했던 그는, 자신의 삶이 끝난 뒤 아들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특히 부모가 먼저 세상을 떠난 뒤에도 발달장애인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주거와 돌봄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간암 말기 판정 이후에도 아들의 미래를 준비했다

전경철 작가에게 간암 말기 판정은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아들의 미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계기였습니다.

그가 선택한 것은 남은 시간을 자신을 위해 보내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없는 이후에도 아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직접 움직였습니다.

성인 중증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공동체를 만들고, 지속 가능한 돌봄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기관과 협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집니다.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아들을 완벽하게 지킬 수는 없다. 제도가 필요한 순간이 온다.”

이 말에는 27년 동안 아들을 직접 돌본 부모의 현실적인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개인의 사랑과 희생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돌봄의 문제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27년의 기록, 에세이 ‘안녕, 피터팬’

전경철 작가는 아들과 함께한 시간을 에세이 ‘안녕, 피터팬’으로 남겼습니다.

책에는 아이를 키우며 느꼈던 행복뿐만 아니라 부모가 먼저 세상을 떠난 뒤 남겨질 자녀에 대한 걱정과 불안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성인이 되었다고 해서 돌봄이 끝나는 것이 아닌 중증 발달장애인의 현실.

그리고 부모가 평생 보호자가 되어야 하는 가족들의 현실.

그가 자신의 경험을 기록한 이유 역시 개인적인 이야기를 넘어 비슷한 고민을 가진 가족들과 현실을 공유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유퀴즈’에서 전한 아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메시지

전경철 작가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계기 가운데 하나는 최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었습니다.

방송에서 그는 아들이 자신을 잊어버려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아무런 기억도 남지 않기를 바란 것은 아니었습니다.

“희미하게 기억나는 남자가 있다. 나를 바라보면 많이 따뜻했고 맛있는 걸 많이 차려주던 사람이 있었다.”

아버지라는 존재를 선명하게 기억하지 않아도 좋으니, 따뜻했던 사람으로만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당연히 27년간 행복을 안겨줬던 잘생긴 아기를 품에 안고 있을 것이다.”

이 말은 방송 이후 많은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말하기보다, 마지막 순간까지 아들의 기억 속에 남을 자신의 모습을 걱정했던 것입니다.

전경철 작가가 남긴 질문, ‘부모가 떠난 뒤에는?’

발달장애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민해온 문제 가운데 하나는 부모 사후 돌봄입니다.

학령기에는 학교와 치료, 복지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는 돌봄과 주거에 대한 부담이 가족에게 크게 남을 수 있습니다.

특히 중증 발달장애인의 경우 독립적인 생활이 쉽지 않기 때문에 부모가 고령화되거나 세상을 떠난 이후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가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됩니다.

전경철 작가가 만들고자 했던 공동체 역시 바로 이 문제에서 출발했습니다.

단순히 ‘아들을 위한 공간’을 넘어 부모가 없어도 발달장애인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고민했던 것입니다.

빈소 없이 치러지는 장례…마지막까지 담담했던 ‘피터팬 아빠’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별도의 빈소를 마련하지 않는 방식으로 치러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았던 방송 출연자이자 작가였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존재보다 아들의 미래를 먼저 생각했던 그의 삶을 떠올리게 합니다.

전경철 작가가 남긴 것은 단순한 한 아버지의 양육 기록만은 아닙니다.

27년 동안 아들을 사랑한 한 아버지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발달장애인 가족에게 필요한 사회적 돌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27년의 사랑이 남긴 것

전경철 작가는 떠났지만 그가 고민했던 문제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 있습니다.

부모의 사랑만으로 모든 돌봄을 책임져야 하는 사회가 아니라, 부모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발달장애인이 안전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입니다.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남은 것은 아들을 향한 그의 마지막 사랑이었습니다.

“27년간 행복을 안겨줬던 잘생긴 아기.”

아버지에게는 지나온 27년이었지만, 아들에게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야 할 삶이 남아 있습니다.

전경철 작가가 마지막까지 준비했던 것도 바로 그 이후의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피터팬 아빠’가 남긴 27년의 기록이 한 가족의 이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발달장애인의 주거와 돌봄, 부모 사후의 삶을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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